- 995를 순금으로 인정해야 하나
본문
제목: “995는 순금 아닌 합금으로 고시하자!”
부제: 단협 일각, 업계 신뢰 회복 위한 대안으로 제시
“우리 나라 995 순금 제품에는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9999(포나인) 제품 대비 0.49%의 불순물이 포함돼 있다”
업계는 이같은 인식이 소비자들들 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까지도 서서히 퍼져나가고 있는 상황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있다. 국가적 신인도는 떨어지기는 쉽지만, 한번 떨어지면 다시 회복시키기란 정말 어렵기 그지없기 때문이다.
국내 소비자들 뿐 아니라, 외국인들까지도 국내 주얼리 제품 구매를 기피하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
이런 상황에서 한국귀금속보석단체장협의회(회장 이봉승, 이하 단협)가 지난 5월부터 매월 1회씩 회의를 하면서 이 문제의 해법을 찾고 있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아직 단협의 공식적인 입장은 대외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현재는 순금협회 등 순금 순도와 직결된 단체들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단계다. 하지만 7월 말에 개최될 단협 회의에서 최종적으로 단협의 입장을 정립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관건은 순금 함량 기준에서 995를 철폐할 수 있을지의 문제로 모아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단협 차원에서 국내 순금 규정을 별도로 발표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것은 기술표준원의 순금 고시와는 궤를 달리하는 주장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주장을 펴는 이들은 이미 기술표준원은 과학을 포기했다고 보고 있다. 995 순금 규정과 이해관계를 함께 하고 있는 단체들의 눈치만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기술표준원에 업계의 운명을 맡겨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이들은 업계를 대표하는 단협 이름으로 일단 순금 규정에서 995 제품을 배제하는 것을 초점으로 하는 단협 고시(가칭)를 발표하자는 안이다. 그런 다음 모든 업계 및 소비자들에게 더 이상 995 제품은 순금이 아니다라고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여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일단 소비자들로부터 업계의 신뢰는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 다음 18K나 14K처럼 995도 하나의 합금 제품으로 분류를 해 놓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순금보다 더 저렴한 제품을 사고자 하는 소비자들은 995 제품을 사도록 하고, 또 제조사나 소매점들도 순금 대비 더 저렴하게 995 제품을 거래하고 싶다면 떳떳하게 995 제품을 거래하면 될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7월 말 단협 회의가 지나봐야 단협의 공식적 입장이 어떻게 될지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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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5 순금과 관련해 돌아본 유색보석 시장의 경우
IMF 때의 유색보석 시장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당시 떨어진 신뢰, 20여년 지난 현재까지도 여파
순금 함량과 관련해 IMF 때 유색보석들에 대한 신뢰도가 순식간에 곤두박질쳤던 전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당시 급전직하했던 보석업계에 대한 신뢰도는 2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업계 활성화를 위한 장애물로 남아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유색보석시장은 80년대부터 비약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당시 보석업계의 보석에 대한 지식수준이 매우 얕았다. 그 결과 무분별하게 처리된 보석들이 정상적인 보석인 것처럼 널리 유통돼왔다.
한데 1997년 IMF가 닥쳐오자 국민들은 그동안 사두었던 유색보석들을 되팔기 위해 금은방으로 쏟아져 나왔다. 그러나 그들이 갖고 있었던 유색 보석 제품들 중 환금가치가 있는 제품들은 거의 없었다. 호박이나 산호 등 고품질로 유통된 보석 외에는 거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
이후 수많은 국민들 사이에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유색보석은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이 광범위하게 퍼져버렸다. 이후 국내 유색보석시장은 긴 침체기에 들어서게 됐다.
김영출 한미보석감정원장은 보석시장이 이러한 침체기를 아직까지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유색보석업계와 감정업계는 각각의 보석처리기술에 대한 표기법 등을 개발해 감정서에 기재하는 등 고객들의 신뢰를 되찾기 위해 노력해 왔다”며 “그러나 한번 무너진 신뢰는 웬만한 노력으로는 되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영출 원장은 “순금업계 또한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는 일을 가장 최우선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며 “그렇지 않으면 순금업계 뿐 만 아니라 전체 업계가 공멸할 수 있다는 것을 되새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